초록

후배 기자의 죽음을 자신의 탓이라고 자책하는 키타칸토신문사의 고참기자 유키는 데스크 승진을 거부하며 일선 취재기자로 남기를 고집하는 인물이다. 어느 날 그는 과거 산악인이었던 회사 동료의 권유로 해발 2000m에 달하는 악마의 산, 타니가와다케에 우뚝 솟아 있는 츠이타테이와의 암벽에 도전할 예정이었지만, 출발하는 날 밤 또다른 악마의 산인 오수타카산에서 여객기 추락사고가 발생하는 바람에 졸지에 총괄데스크의 역할을 떠맡게 된다. 그로 인해 유키는 동료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혼자서 출발했을 동료 역시 산과는 전혀 관계없는 시내 유흥가의 길가에서 쓰러진 채 식물인간으로 발견된다. 미증유의 거대한 추락사고, 이를 둘러싼 신문사들의 보도전쟁, 부자간의 고뇌, 의문의 사고... 주인공 유키는 이렇듯 두 개의 거대한 ‘악마의 산’ 사이에서 한 발 한 발 궁지로 몰리면서 사건은 더욱 흥미진지하게 전개된다.
‘클라이머즈 하이’란 거대한 암벽을 오를 때 흥분상태가 극한까지 달해 공포감마저 마비되어버리는 현상을 말한다. 일선 기자가 특종을 ?다보면 이와 비슷한 현상에 빠지게 된다. 누구보다도 먼저 특종을 터뜨린다는 쾌감 이면에는, 그것이 자칫 오보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특종에 대한 절제할 수 없는 욕망은 취재의 대상뿐만 아니라 기자 자신에게도 영원히 씻지 못할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게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사건과 다양한 인물들 사이에서 겪는 신문기자 유키의 갈등은 마치 미등반의 암벽을 오르다가 마주치게 되는 ‘클라이머즈 하이’를 연상시킨다.
저자는 이 책으로 일본의 전국 서점직원들이 투표로 선정하는 제1회 전국서점대상 2위를 수상했고, 문예춘추 선정 ‘걸작 미스터리 베스트 10’의 1위를 거머쥐었다. - 출판사 리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