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스카페타가 리치먼드로 돌아왔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검시국장으로서가 아니다. 쫓기듯 버지니아를 떠난 지 5년. 자신의 고향인 플로리다에서 법의학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스카페타 아래 후임 검시국장으로부터 한 소녀의 의문사 사건 수사에 협력해 달라는 부탁이 들어온다. 왜 내게 부탁을 하는 걸까 의아하게 여기면서도 스카페타는 마리노와 함께 리치먼드로 향한다.
그런데 리치먼드에 들어간 순간 스카페타가 본 것은 취임하자마자 새 빌딩으로 이사까지의 긴 세월을 보냈던 추억이 깃들어 있는 옛 검시국 건물이 철거되고 있는 장면이다.
이 무참한 광경이 상징하듯이 현재의 검시국도 스카페타가 국장이었을 무렵에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황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직원들의 사기는 저하되었고, 검시국 내부는 싸늘하다. 게다가 스카페타를 부른 당사자인 국장은 비협조적일 뿐만 아니라 적의를 드러내며 사사건건 그녀를 얕보려 든다.
전후 사정을 몰라 당황하면서도 스카페타는 14세 소녀의 죽음의 진상을 밝히려고 뛰어다닌다. 얼마 되지 않는 증거 가운데 하나는 시체의 입안에 붙어 있던 이상한 미물(微物)이다. 이것은 최대의 실마리임과 동시에 스카페타의 지식과 경험을 갖고서도 해명하기 어려운, 큰 수수께끼가 되기도 한다. 여기서 독자는 과학수사관이 현미경을 구사하여 탐색하는 미세한 세계로 끌려들어가게 된다.
이번에 스카페타는 루시의 도움을 기대할 수가 없다. 루시는 새 동성 애인이 스토커에게 습격당해 죽어간다는 다른 사건에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스토킹 사건과 스카페타가 매달리고 있는 사건과의 연관도 점차 드러나게 되지만 리치먼드에서의 수사를 담당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스카페타와 마리노이다.
마리노는 희생된 소녀의 어머니와 부적절한 관계를 갖게 된다. 이 일을 해결하려던 스카페타는 소녀의 부모가 은밀하고 변태적인 비밀을 숨기고 있음을 밝혀내고 범인에게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간다. 그 범인이 그녀가 이미 알고 있는 자라는 걸 상상도 못한 채…….
스카페타는 리치먼드로 돌아왔지만 여기 주저앉을 생각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콘웰은 어떠한 힌트도 주지 않은 채 13편을 마무리한다. 스카페타와 주요 인물들이 또 어디로 향할지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하다. 아마 그들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향할 것이다. - 출처 : ye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