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평범한 농촌마을에 이사온 수상한 남자 하나. 덕택에 할머니의 고추농사를 도우며 살고 있는 중학생 호준이에게 비밀이 생겼다. 언덕집에서 살게 된 그 아저씨의 밭에서 양귀비 재배를 돕게 된 것이다. 학교와 아버지가 입원한 병원을 오가며 무기력하게 생활하던 것도 이젠 끝이다. 양귀비라니. 그것도 관상용인 개양귀비가 아닌, 환각작용을 가진 진짜 양귀비다. 수줍은 꽃잎을 서서히 펼치며 유혹하는 양귀비꽃은 이제 호준이의 전부가 되었다.

지금은 아편중독자가 됐지만 예전엔 실력 있는 의사였다던 아저씨는 록음악이나 들으며 집에서 뒹굴거리기만 한다. 호준이가 그런 아저씨와 티격태격하는 동안 비닐하우스 안의 양귀비꽃은 점점 자라가고, 아저씨도 그런 호준이에게 ‘쿤사’라는 마약왕의 이름을 붙여주며 점차 마음을 연다. 하지만 그만큼 환각에 빠져 힘들어하는 날들도 늘어간다. 죽은 딸의 환상을 보기도 하고, 헛소리도 하면서 점차 수렁으로 떨어지는 아저씨. 어느새 아저씨의 노트 못지않게 호준이의 ‘정크노트’에도 아편 재배에 관한 전문지식들이 쌓여가는데... - 출처 : Ye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