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휴가를 얻어 크라이튼으로 낚시 여행을 온 두 영국인 친구는 강을 따라 산책하던 중 나락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균열과 마주치고,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린 어떤 저택의 잔재 속에 묻혀 있었던 낡은 수기를 발견한다. 수기에는 과거에 그곳에 살고 있었던 노인이 직면했던 기괴한 경험이 생생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아일랜드의 서쪽 오지에 크라이튼이라는 작은 마을. 땅 전체가 황폐한데다 주민의 모습도 눈에 띄지 않는다. 유명한 암석 지대인 이곳에서는 여기저기서 지면을 뚫고 나온 바위들이 파도 같은 능선과 협곡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협곡 너머에는 까마득한 옛날부터 기괴한 『집』 하나가 우뚝 서 있었다. 그리고 머지 않은 곳에서 발견되는 나락.
나락 속에서 발견되는 기괴한 신의 모습을 한 조상들, 자신이 살고 있는 집과 똑같은 모양을 한 『집』의 존재, 끊임없이 자신의 『집』으로 침입하려는 돼지 인간들과의 두뇌싸움, 한순간에 지나버리는 영원 같은 시간들, 태양계의 종말, 다시 생겨난 우주의 녹색 구체, 『잠의 바다』에서 이루어지는 사랑하는 사람과의 재회, 고뇌에 찬 인간의 얼굴을 하고 흘러가는 구체들...... 이 수기에 씌어진 세계는 과연 어디이며, 어디로 간 것일까. - 출판사리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