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독재정권이 쿠데타로 전복되고, 대통령과 그의 전속 화가, 이발사, 요리사가 포로로 억류된다. 대통령은 포박당한 채 어디론가 끌려가고, 영문도 모른 채 불안한 동거를 시작하게 된 나머지 세 남자는 곧 새 권력자를 위해 각자의 본업을 재개한다. 한편 그들의 여자들 역시 쿠데타의 여파에 휘말린다. 화가의 아내는 임신한 채로 잡혀와 다른 방에 구금되고, 이발사의 죽은 형의 약혼녀는 이제 쿠데타를 일으킨 지도자(‘두목’)의 아내가 되어 이발사와 재회한다. 요리사의 딸은 어머니의 병원비를 직접 받아내기 위해 반목하던 아버지를 찾아간다.

이전 정권의 잔혹행위가 조금씩 폭로되면서 쿠데타 정권은 조금씩 입지를 굳혀가고 평온한 일상이 되돌아오는 듯하지만, 여름밤의 열기 속에 은밀한 욕망이 하나 둘씩 기지개를 켜고, 또다른 쿠데타가 일어나던 날 그들의 욕망은 치명적인 함정으로 돌변한다. 작가는 위선과 배신으로 얽히고설킨 이들의 관계를 통해 권력과 욕망의 본질과 그것들 앞에 무력한 인간의 한계를 냉소적이고도 지적인 태도로 조명한다. -출처 : ye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