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현실성 없는 이야기라면 과감히 작품을 접을 정도로 철저한 현장답사와 자료조사를 통해 생생하게 작품을 완성시켜 나가는 작가 후나도 요이치. 그가 제3세계의 아픔에 시선을 고정하고 제3세계에서 허덕이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비정한 현실과 인륜을 무시한 채 처절하게 무너져가는 한 나라의 암흑사를 그려내었다. 그리고 남미의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의 국경지대를 배경으로 그곳의 고갈된 유전지대에 묻힌 귀중한 미래자원 희토류의 독점 채굴권과 2,000만 달러를 둘러싸고 사나이들이 벌이는 살육전에 대한 이야기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베네수엘라의 명문 엘리손도가의 당주 베르톨로메오 엘리손도는 고갈된 유전지대에 묻힌 희토류의 존재를 알게 되어 돈방석에 올라앉을 꿈을 꾸지만, 그의 밑에서 구박받으며 살아온 어리석은 큰아들 라몬과 정부 베로니카의 우발적인 살의로 목숨을 잃는다. 12년 전에 가출했던 둘째아들 알프레도가 돌아온 같은 날 같은 시각, 그는 단숨에 집안에서 일어난 모든 상황을 파악해내고는 아버지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넋이 나간 형을 살해한 뒤 엘리손도가의 새로운 당주가 된다. 이후 알프레도는 베로니카와 함께 희토류의 채굴을 위해 고갈된 유전지대에서 살고 있는 콜롬비아인 400여 명을 몰아낼 계획을 세우지만 교주 막달레나 마리아를 향한 강력한 신앙심으로 뭉친 사람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결국 알프레도는 그들을 몰아내려고 사람들을 돈으로 매수하기 시작하는데…….
사람은커녕 풀 한 포기 나지 않아 전설조차 생기지 않은 땅, '전설 없는 땅'에서 그저 '돈'만을 바라보고 모인 이들이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가면서 새로운 전설의 한 자락을 기록해나가기 시작한다. - 출처 : Ye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