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1914년, 영국 런던. 스무 살의 가난한 대필작가 토머스 톰슨은 야심 찬 변호사 노튼에게서 이상한 일을 의뢰 받는다. 살인죄로 기소된 마커스 가비의 이야기를 듣고 소설로 써달라는 것이다. 그때부터 소설은 교도소에 갇힌 마커스의 구술로 진행된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아이러니하게도 톰슨이 대필작가로 시간과 졸음을 이겨내며 써왔던 소설의 배경과 일치한다. 바로 당시 유럽인들의 터무니없는 공상과 모험의 무대이기도 한 아프리카이다.
그런데 마커스의 이야기가 심상치 않다. 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에는 ‘공상과 모험’으로만 치부하기 어려운, 한 인간에게 주어진 처절한 운명이 깃들어 있다. 톰슨은 그 어떤 글쓰기에서도 느끼지 못했던 매력을 느끼며 점점 더 마커스에게 동화되어간다. 톰슨은 마커스의 구술을 재구성하여 준엄한 법정까지 감동시킬 소설을 완성하고 그를 구출할 다짐을 하게 되는데...
작가 알베르트 산체스 피뇰은 추리소설과 판타지소설의 요소를 빌리면서도 어느 작가도 흉내 내지 못할 독창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또한 식민지주의, 인종차별, 센세이션을 쫓는 황색 저널리즘, 베스트셀러 이면에 감춰진 노예작가의 삶, 대중을 조종하려는 선동 등 풍자를 암시하는 요소가 곳곳에 배어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작가는 반전을 위해 준비한 카드를 꺼내들지 않는데, 때문에 독자는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출처 : Ye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