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제목으로 쓰인 ‘불릿파크(Bullet Park)’는 탄환저장소라는 뜻을 가진 뉴욕 근교의 한 마을로, 매일 시내로 통근하며 주말뿐 아니라 주중에도 파티를 즐기는 화이트칼라 전문직 종사자들의 본거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치버는 빼어난 스토리텔링으로 해머와 네일즈, 망치와 못이라는 묘한 관계에 놓인 두 남자의 이야기를 엮어나간다. 또한 겉보기엔 안전하고 안락한 것 같아도 드러나지 않는 위험과 적의에 차 있는 ‘웰메이드 지상낙원, 불릿파크’의 주민들을 현대인의 고독한 초상으로 암유한다.

어느 날 폴 해머라는 사내와 그의 아내 마리에타가 불릿파크로 옮겨오고 해머가 네일즈와 친구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이 소설은 구조상으로 본다면 사실 두 편의 이야기이다. 첫번째 이야기는 양치액 판매원으로서 안락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중산층 네일즈를 그리고 있고 두번째 이야기는 친절한 이웃으로 보이지만 속으론 엄청난 음모를 품고 있는 해머의 과거를 다룬다. 네일즈와 해머는 가치관의 차이로 서로 대립하는 가운데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자신과의 전쟁도 치른다. 그들 사이에 작은 오솔길처럼 존재하는 토니는 베이비붐 세대 중산층의 외아들이라는 특권적 지위를 누리면서도 그 자신과 부모에게 모두 고통스러운 청소년으로 자라나 어리석음과 우둔의 가장자리에서 비틀거리기를 계속하는 희생양의 역할을 떠맡는다. - 출처 : Ye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