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손에 잡힐 듯 말 듯한 아련함과 먹먹히 가슴을 적셔오는 슬픔이 스며있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 사랑이 머물던 자리에 탄생한 황경신의 동화는 비오는 날 남겨진 빈 라테 잔과 같이 쓸쓸하고도 애틋하다. 크고 작은 설레는 꿈을 꾸며 늘 마음 깊이 사랑을 품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사랑에 아파했거나 눈물을 흘리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달래줄 사랑 동화가 여기에 있다.
동화라는 순수한 공간에서 사랑이 가장 찬란하게 빛나야 할 순간에 찾아온 비극과 비극의 끝에서 시작된 사랑이 교차한다. 사랑이 끝났다고 체념한 순간 사랑이 결코 끝나지 않았다는 깨달음을 얻고, 아보카도들과의 대화를 통해 거의 포기했던 사랑을 다시 이어간다. 사랑스런 연인의 옛 연인의 존재에 집착하며 소심해지다가 결국 진실을 회피하기도 하고, 한 여인의 파티 같은 장례식장에 그녀의 옛 남자들이 모두 모여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이야기의 색깔은 모두 다르지만, 결국 '사랑'이란 슬픔과 기쁨을 모두 안고 있는 하나의 얼굴인 것이다.
그립지만 외롭지 않았던, 행복하다고까지 말할 수 있는 날들. 그 짧고 강렬한 햇살과 같은 추억의 단편들. 사랑을 둘러싼 천변만화 같은 동화에 젊은 일러스트레이터의 참신하고 다양한 일러스트가 예쁘게 입혀져 우리의 섬세한 감수성에 촉촉히 스며든다. - 출처 : Ye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