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소리나는 모래 위를 걷는 개』는 일에 치여 홈리스가 되기를 갈망하는 샐러리맨, 아이돌 스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걸 바친 오타쿠 청년, 수명이 열 장뿐인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카메라맨을 꿈꾸는 프리터, 도박에 미쳐 다중 채무자가 되었다가 결국에는 전화사기로까지 발전해 할머니를 속이려는 소심한 청년, 몇 년째 ‘가스 엉덩짝’만 외치는 아사쿠사의 삼류 개그맨, 한 번 만난 남자를 찾아 무조건 도쿄로 상경해 아사쿠사 거리를 헤매는 울보 아가씨 등 세상살이에 서툰 사람들의 순진한 희망을 애정과 웃음으로 감싸 안는 주옥같은 연작 옴니버스 소설이다. 사회의 주류 대열에서 이리저리로 빗겨나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살아가는 이들의 일상과 내면을 들여다보는 이 작품은 하나같이 읽는 이의 웃음을 자아내다가도 어느 사이 가슴을 찡하게 만드는 마력을 갖고 있다. 조금은 모자라 보이는 이들의 모습이 사실은 모두 우리 자신의 어느 부분인가를 닮았기 때문일 것이다. 마치 개가 소리나는 모래 위를 뒤뚱뒤뚱 걸어가듯 세상살이에 서툴기만 한 여섯 명의 외톨이들. 하는 일마다 서툴러 보고 있으면 안쓰럽기도 하지만, 미래를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는 이들을 보고 있노라면 ‘쿡’ 하고 웃음이 난다. 「도쿄타워」의 오카다 준이치, 「나나」의 미야자키 아오이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일본 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 출판사 리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