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완벽에 가까운 문장과 구성을 추구하고 사회적 현실에 깊게 뿌리를 내리면서 독특한 작품세계를 일궈온 전성태의 세번째 소설집 『늑대』가 출간되었다. 작가는 이미 첫 소설집 『매향』(1999)에서 농촌 현실을 토속적이고 해학적인 입담과 생생한 묘사로 그려내 이문구 선생의 뒤를 이을 만큼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었다. 또한 당대 인물과 현실을 감동적으로 전달하면서 세계화시대의 ‘경계넘기’에 대한 사유를 형상화해낸 『국경을 넘는 일』(2005)은 평단의 주목과 기대를 한몸에 받은 바 있다. 4년 만에 펴내는 신작 소설집 『늑대』는 그간 그의 작가정신이 어떻게 변화하고 깊어졌는지를 확연하게 보여줄 만큼 편편이 탁월한 완성도로 다채로운 주제의식을 담고 있다. 문학평론가 한기욱의 말대로 “단언컨대 『늑대』는 2천년대 한국소설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일러주는 최상의 지표 가운데 하나”(추천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한층 진보하고 성숙해진 소설세계를 일궈냈다.
이번 소설집에서 눈에 띄는 것은 총 10편의 작품 가운데 6편(「목란식당」「늑대」「남방식물」「코리언 쏠저」「두번째 왈츠」「중국산 폭죽」)이 몽골을 무대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선택은 일차적으로 6개월가량을 몽골에서 보낸 작가의 체험과 거기에서 오는 영감이 고스란히 녹아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주요하게는 전작 「국경을 넘는 일」에서 보여준 ‘경계’에서 고뇌하는 문제적 인물에 대한 탐구와 상상력이 더 본격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반영되었다는 점에서 작가의 소설적 전략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하는 지점이라 할 수 있다. - 출판사 리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