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강철 군화』의 작가, 잭 런던의 클론다이크 소설

80년대 후반 『강철 군화』와 『마틴 이든』 등이 소개되면서 우리에게 사회주의 계열의 작가로 알려진 잭 런던은 실은 미국 작가 중 작품이 전 세계 언어로 가장 많이 번역된 대중작가이다. 떠돌이 점성술사의 사생아로 태어나 제대로 된 문학 수업을 받은 적도 없었지만, 소설가의 기질을 타고난 이야기꾼인 런던은 얼음 배달, 볼링장 보조, 요트 보이에 굴 해적질까지 갖가지 직업을 전전하며 얻었던 체험들을 소설로 만들어냈다.
'사회주의 소설과 모험 소설'. 일견 모순되기까지 한 두 단어는 런던의 작품과 삶을 그대로 표현해 준다. 부와 명예를 갈구하면서도 하층민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았고, 개인적 욕망과 사회 정의 사이에서 갈등과 방황을 거듭했다. 사회 진화론과 마르크스주의에 영향받았지만 인종주의와 초인 사상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의 소설들은 그의 삶처럼 대공황 당시 공장 노동자의 밑바닥 삶을 형상화한 사회 비판적 소설에서부터 금을 찾아 떠났던 알래스카에서의 생활과 선원 시절의 경험을 담은 본격 대중 소설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삶의 궤적을 좇아 때론 모순적이지만 다채롭게 펼쳐진다.
이번 소설집은 1897년 알래스카의 클론다이크 지방에서 금광이 발견되자 금을 찾아서 대학을 그만두고 알래스카로 떠났던 런던의 체험이 오롯이 담겨진 작품들로, 일명 '클론다이크 소설'로 불리는 것들이다. 이 소설들에서 런던은 알래스카의 자연 풍광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동물들과 인간의 삶을 흥미진진하게 펼쳐놓으며 이야기꾼으로서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