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잃어버린 기억 속에서 자신의 반쪽을 찾아 떠나는 여행!

『머리를 부딪친 곰 이야기』는 호랑이, 까마귀, 뱀, 올챙이, 수사슴, 곰 등이 엮어내는 우화집으로, 따스함, 블랙유머 그리고 반전이 있는 어른 동화다. 《마이니치 신문》이 주최하는 〈작은동화대상〉을 수상한 「잘 먹겠습니다」를 비롯해 7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이 책은 동화로는 드물게 일본에서 출간 3개월 만에 7만 부가 넘게 팔린 히트작이며, 《마이니치 신문》《아사히 신문》 등 일본 메이저 신문의 대대적인 조명을 받기도 했다.
표제작 「머리를 부딪친 곰 이야기」는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쳐 멍해 있던 곰이 ‘소중한 사람’이라는 기억만이 남아 있는 ‘레이디 베어’를 찾아나서는 이야기다. 연이어 만나는 동물들에게 “당신이 레이디 베어인가요?” 하고 묻고 다니는 건 동화책에서 쉽게 발견할 만한 구성이다. 이런 진행은 감각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면 자칫 구태의연해질 수도 있지만, 담백하고 위트 있는 대화들, 만나게 되는 동물들이 뿜어내는 기상천외함은 이야기를 새롭고 풍부하게 만든다. 게다가 마지막에 만난 레이디 베어가 ‘청순한 레이디’가 아니라 그야말로 씩씩하고 무서운 ‘마누라’였다는 점 또한 극의 반전을 이룬다. 이 곰의 어리바리한 태도와 말투가 머리를 부딪쳐서 그런 건지 원래 성격인지 갸우뚱하게 만들면서 슬며시 웃음 짓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