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사랑받는 것이 아닌, 사랑하는 것의 근사함에 대하여...『연애사진』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싶었어.”

사랑이 이루어졌다는 말의 정의가 궁금할 때가 있다. 어떤 사람은 ‘결혼’을 떠올릴 수도 있겠고 어떤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바로 그 순간’부터 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연애사진』이 말하는 사랑의 정의는 좀 남다르다. 『연애사진』에서 말하는 사랑의 정의는 사랑이 생겨난 바로 그 자리, 거기에서라도 그 사랑은 완성이다. 성취하는 것만이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니까. 소중한 감정이 생겨난 것만으로 이미 그것은 아름다운 사랑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싶었어.” 마코토가 자신의 짝사랑 상대에게 호의를 보이는 시즈루에게 그 이유를 묻자 그녀가 한 대답이다. 바로 이것이 이치카와 다쿠지가 말하고 싶은 ‘사랑’이 아닐까?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까지도 사랑하고 싶은 순수한 마음. 돌아오는 것이 없어도 주는 것만으로 아름다운 사랑. 스무 살의 우리가 첫사랑에게 느꼈던 바로 그런 감정들 말이다. 이기적인 세상에서 잊고 살았던 사랑하는 일, 그 근사한 것에 관하여. 바로 이 근사한 것들을 잊지 말라는 것이 이 아름답고 순수한 사랑이야기 『연애사진』을 통해 이치카와 다쿠지가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닐까? 지금 당신의 사랑은 어떤 모습으로 당신 곁을 살아가고 있는지. 사랑의 가치를 아는 작가, 이치카와 다쿠지와의 재회가 반갑다.